기요미즈데라(淸水寺; 청수사)
기요미즈데라는 연간 방문객이 300만명이 넘는다는 교토의 대표적인 사원입니다.
'교토' 하면 기요미즈데라를 떠올리는건 물론, 이름은 몰라도 모습은 아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고조자카(五条坂)역에서 내려 올라가는 길과, 기요미즈미치(淸水道)역에서
내려서 올라가는 길 두군데가 있습니다. 두 역은 한 라인상에 있으므로, 어느쪽에서 내려서
올라갈지는 마음대로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그래서 가까운 고조자카역에서 내립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각종 상점들도 즐비합니다.
간식거리도 많이 팔고있으니 과자 부스러기 몇개 주워먹어도 괜찮습니다.
슈크림을 하나 먹어봤는데 좀 차갑고 느끼한 느낌이, 마치 삼겹살 식혀먹는 느낌입니다.
줄을 길게 서있길래 많이 기대했는데 일본인들의 입맛은 특이한 것 같습니다.
뚜레주르에서 파는 꼬마 슈크림이 훨씬 낫습니다.
올라와보니 다들 사진찍고 난리도 아닙니다. 특이한 포즈로 찍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옆에 있는 간판은 특정 날짜에는 야간개장도 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교토의 날씨가 변덕스럽다는 것은 이제 얘기할 건덕지도 되지 못합니다.
눈 속에서 바라보니 좀 괜찮은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눈이라도 오니까 지붕에 눈이 쌓여서 좀 괜찮아 진것 같습니다.
날씨만 꾸리꾸리했으면 더 구릴뻔 했습니다. 좋게 생각합시다.
가격은 성인 300엔, 어린이 200엔. 교토에서 봤던 입장료중에서 가장 싼것 같습니다.
매년 300만명이라니까, 대략 입장료만으로 매년 7~80억은 버는것 같습니다.
역시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힘든 세상에서는 박리다매가 왕입니다.
게다가 표는 겨울용 표가 따로 있습니다. 무슨 스키장 시즌권도 아니고.
이런식으로 1인당 4장을 팔아먹어 고수익을 올리는 전략적 수법입니다.
또 용이 물을 토하고있는데, 다들 여기서 저 국자(?)로 물을 떠서 손을 씻고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전에 마시지 말라고 해놓은게 정답인듯 싶습니다.
국보 본당(本堂). 왠지 국보치고는 조금 하찮아보이는 이름입니다.
에펠탑을 싫어했던 모파상이 에펠탑이 안보이는 유일한 장소라고
에펠탑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것처럼 본당 사진 찍기에는 본당이 제일 안좋습니다.
저 멀리 탑이 하나 보이는데 뭔지는 모르겠네요. 저기로 가는 길은 있나 모르겠습니다.
쇠로 만든 법장(?)과 신발이 있었는데, 왠지 다들 한번씩 들어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거운거니까 들어보는건지, 들면 행운이 찾아오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겁나게 무겁습니다. 작은쪽은 한손으로도 들겠는데, 무거운쪽은 힘듭니다.
책을 찾아보니 누가 계단을 1만번 오르내린 기념으로 선물로 준거라고 합니다.
참 짖궂은 사람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갖가지 발복의식들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왠 이상한 고양이라던가, 연기 속에서 향을 태운다던가 여러가지 합니다.
그리고 구석에 가보면 소원같은걸 적어서 걸어두는 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루돌프는 Rudolph가 아니라 Ludolph 였습니다. (뻥)
사실 저도 한번 해볼까 하다가 돈도 아깝고, 별로 기념될 것도 아니고 해서 안했습니다.
누가 그린건지 몰라도 어쨌든 주변에서 "에루-_-다!" 하면서 놀라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구경하면서 다니다보면 어느샌가 본당을 보기에 최적화된 공간에 나옵니다.
본당은 햇볕을 받기 좋은 장소인지, 눈 그친지 얼마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녹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찍기 좋은 장소는 수많은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하고 같이 찍히기 일쑤.
그러니 좋은 포인트를 선점하고 안움직이며 사람들이 없어지길 기다리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 찍으면 내려가는 길만 남았습니다.
가다가 쳐다보니 벌써 저만큼 녹았네요. 방금 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봐도 많이 녹았습니다.
다 내려와서 보니 거의 다 녹았네요. 잘 녹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얘길 하는걸까요.
다 내려오면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식당 밖에 자리도 있고 잘 해놨습니다.
배도 고프니까 유부우동 하나 먹고 갑니다. 참고로 꽤 맛있습니다. 가격은 600엔.
그리고 식당 옆에는 오토와노타키라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불로장생의 효과가 있다는데 물통 손잡이도 길고, 무게도 무거워서 먹기 힘들댑니다.
그보다 더 힘든것은 줄이 길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다 온것이니 천천히 놀다 가도록 합시다.
산넨자카(三年坂) 니넨자카(二年坂)
산넨자카에서 구르면 3년 안에 죽는다고 합니다.
3년 살수 있다는게 아니라 3년 안에 죽는다는건데,
10번 구르면 30년 산다고 막 구르는 바보도 있는 모양입니다.
구른날 당장 죽어도 '3년 안에' 인데 말입니다.
같은 방식이라면 니넨자카는 2년 안에 죽는다는 뜻 같습니다.
여기서 구르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야겠습니다.
저기서 가장 왼쪽 골목으로 가야됩니다. 저기서 길을 잘못 들기도 하니 주의.
지법의 고수가 손가락에 기를 집중하고 그린 듯한 비석.
여기가 구르면 재수털려 3년 내에 디지거나, 당장 골이 깨져 디지거나 둘중에 하나.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는 저런식으로 옛날풍이 나는 건물들로 가득합니다.
교토에 가면 저런 건물을 많이 볼줄 알았는데 솔직히 여기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요미즈데라로 가보는 것은 빠져서는 안되기도 합니다.
가다보면 궁색하게 이런식으로 거리 이름이 써있습니다.
게다가 옆에 깃발로 살짝 가려져있어서 더 알아보기 힘이 듭니다.
거리 모양은 산넨자카나 니넨자카나 그게 그겁니다. 그냥 옛날 거리죠.
둘러보면서 사고싶은거 있으면 사고 뭐 그러면 됩니다.
초밥모양 돌도 있고 괜찮습니다.
내려오니 또 눈입니다.
이젠 지겹습니다.
오다 말다 오다 말다.
오려면 계속 오고,
말려면 계속 말지.
장난하냐.
지온인(知恩院)
지온인으로 가는도중, 눈이 가로본능으로 오고있고 난리입니다.
오려면 좀 한가지 타입으로 오던가, 아니면 오지 말던가 하나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함박눈 오다가, 폭설 내리다가, 폴폴 내리다가, 안오다가 아주 지멋대로입니다.
이대로 좀 있으면 진눈깨비도 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정류장에서 지온인으로 가는 길에는 부자집 냄새가 많이 나는 집들이 보입니다.
눈에 가려서 시야도 좁아진 상황에서 잘도 돌아다닙니다.
저기가 바로 지온인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보입니다.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교복을 입고 찾아와 있습니다.
학교 숙제로 같이 온 모양입니다. 불쌍한 것들.
음. 여기가 아니였나보네요. 돌아가랩니다.
길을 따라 한참 가다보면 산몬(三門)이 나오는데, 이거도 국보라고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이 문을 통과해서 가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게 합니다.
그렇다고 접근을 못하냐 하면, 반대쪽에서 들어갑니다. 우르르 몰려있습니다.
지도를 보니 아까 그 문으로도 갈 수 있었나봅니다.
문이 막혀있었던 것으로 봐서 저곳으로는 공사를 하던가 했나봅니다.
그리고 지온인에는 산몬에서 절로 올라가는 길이 2개가 있는데,
직빵으로 올라가는 남자용 계단(男坂)과 돌아가는 여자용 계단(女坂)이 있습니다.
그냥 힘든길 덜힘든길 그렇게 해놓지 않고 저런식으로 이름을 지어놔서
남자들의 자존심과 도전욕구를 자극해서 오르게 하는 교묘한 술책입니다.
그런데 정작 막아놨습니다. 여기도 뭐 하나 싶기도 하고, 계단 보수공사 하나 싶기도 하고.
여자용 계단은 심하게 완만합니다. 레벨 차이가 심하군요.
그런데 어느샌가 눈이 그쳐있군요. 방금 전까지만도 엄청나게 오더니.
오늘 눈이 몇번 왔는지 맞추시는 분 중에 선정을 해서 소정의 사은품을... (응?)
그냥 동네 절같은 느낌밖에 없던 일반적인 무료절과는 달리 지온인은 좀 다릅니다.
금각사 같은 절이 연예인이라면, 료안지나 무료 절은 그냥 동네 아저씨를 보는 느낌이고,
지온인은 동네 청년이지만 기골이 장대하고 잘생긴 청년이라는 느낌입니다.
구석에 뭔가 하나 있는데, 들어가지는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뭔지 궁금하니 아시는 분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그 옆에는 방장정원으로 가기 위한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원은 너무 뻔질나게 봤으므로 참기로 합니다.
절대로 가격 때문은 아닙니다.
물론 무료였다면 들어갔을 것 같지만, 유료라고 안들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여행가서 비싸다고 안들어갔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일 많습니다.
그거 보고싶어서 또 비행기 타면 얼마나 후회되겠습니까.
건물들 배치도 볼만한게 괜찮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여기도 도둑을 막기 위해서 니조성처럼 우구이스바리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에 있는지 찾지는 못했습니다. 일명 루돌프의 잃어버린 우구이스바리.
잘 돌아다녀보면 사람들이 계속 위를 쳐다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가서 보면 초라하게도 막대기가 1개.
저 막대기는 지온인에서 가장 유명한, '히다리 진고로의 잃어버린 우산' 입니다.
히다리 진고로라는 사람이 이 절을 지었는데, 너무 완벽하게 지으면 액운이 생긴다 해서
일부러 우산 손잡이를 가져다놓고 치우질 않아서 불완전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보면 오랫동안 그대로 놔둔것 같지가 않아서 좀 미스테리합니다.
니스칠도 되어있는 느낌이 들고 막 그렇습니다.
2중으로 설치된 철망 때문에 찾기가 힘들어서 안내판 없이 찾기는 힘듭니다.
(안내판 있어도 날이 어둡거나 눈이 나쁘면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옆을 바라보는 순간 또 눈이 옵니다.
흠좀무.
다음화 : 8일 3화 - 헤이안진구, 은각사,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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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기요미즈테라와 지온인... 멋지군요.^^
keep off라는 팻말을 보니 문득 지온인에서 본 무덤들이 생각납니다.;;;;;
음;; 저는 개고생했습니다 -_-;;
간만에 놀러왔습니다.
일본 여행기...대단하시네요. 사실 여행 다녀와서 이렇게 기록 남긴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요즘 그냥 정신없이 지낸답니다. 찍어놓은 사진따위는 건들지도 못하고 있다능........
기록 남기면서 다시 한번 되새김질도 하고,
그때 기분을 다시 느낄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죠ㅎ
지온인이라고 하니 건담 생각부터 나고... -_-;;;
줄창 눈과 함께 하신 하루군요.
(루돌프라는 이름이 원래 눈밭에서 썰매 끄는 이름이다 보니 그렇다는 설이... ^^;; )
용이 물 토하고 있는 사진 딱 보는 순간
'루돌프님 또 마시셨나...'하는 생각이... 크크
저도 그 문구 넣을까 하다가 안넣었는데 ㅋㅋㅋㅋ
지크 지온 ㅋㅋㅋ
그래서 저는 저 고개에서 동생이 미끄러지려고 할 때마다 '넘어지려면 차라리 굴러라'고 했지요.
쿨럭.. 저기서 구르면 그냥 골깨져 죽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