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피터 잭슨 (대표작 : 반지의 제왕)
주연 : 나오미 왓츠, 잭 블랙
상영시간 : 186분 (3시간 6분)
장르 : 액션, 판타지

어쩌다보니 추천으로 킹콩을 보게 되었다. 이 녀석이 굉장한 것이 그래픽이 정말 실사에 버금간다. 거기에 킹콩씨의 화려한 액션은 정말 일품. 킹콩과 티라노의 싸움은 정말 어린시절 로봇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흥분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다. 티라노 세마리한테 여주인공을 수호하면서 싸우는 킹콩의 액션은 압권이라는 말 밖에는 없다(여주인공의 드럽게 운없음도 압권). 거대 곤충들과 선원들의 혈투도 맘에 드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중간중간의 코믹한 부분과 이 액션 장면들 말고는 별로 볼게 없는 영화라는게 사실이기도 하다. 보통 이런 영화를 말하기를 '터미네이터 스타일'이라고 한다. 오직 '파격적인 볼거리'를 위해서 보는 영화라고나 할까. 주인공 일행이 위험에 처하면 귀신같이 해결이 되는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장면들이 떡을 치룬다는 장면은 영 맘에 들지 않는다(동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만 건져 도망친다는 수준이 아니라 위험의 근원을 쓸어버릴 정도의 도움이 계속 출현).

게다가 남자주인공의 비중도 극히 떨어진다. 원래 그런류의 영화인 모양이긴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을 이 콧구멍에 500원동전 4개쯤 들어갈만한 남자랑 엮어줄려면 뭔가 계기라던가 복선이라던가 하는걸 깔아줘야 하는것이 아닌가? 그냥 처음에 대화좀 나누고, 여주인공 납치되니까 "쳐들어갑시다!"하고 선동하고(실제로 싸우는건 어느 용감한 흑인이다), 킹콩 죽고나서 한번 보듬어주는것이 전부라니 너무하다. 비중없는 조연급의 주연이라니. 이거 아무리봐도 남자주인공은 킹콩이다.

거기에 여주인공의 뭔가 이상할 정도의 킹콩에 대한 의미불명의 애정은 '전혀' 공감대가 생기질 않는다. 물론, 킹콩씨가 여주인공을 구해준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킹콩이 여주인공을 데려온것에서부터 사건이 시작하는 것이니, 병주고 약주고일까? 스토커를 피해서 도망치던 여자가 차에 치였는데 그걸 본 스토커가 여자를 병원에 옮겨줬다고 그 여자가 스토커에게 애정을 느낄수 있을까?

특히 마지막에서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려는 장면은 무차별 살인&파괴 액션 영화에서 억지로 '정의적 사명감'을 불어넣어 정당화 하려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족.

미국애들은 허구헌날 '세계평화'와 '사랑'을 울부짖는다. 미국에도 홍익인간의 정신이 퍼진 모양이다. 다만, 그 인간(人間)이라는 단어가 홍익인간이라는 말이 생겼을 당시에는 '세상'이라는 의미였지만 미국애들에게 전수되었을때는 '미국 시민권자'로 변질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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